2-4. 어부 베드로를 부르심 (누가복음 5:1-11)
기도에 임하기
자세를 바르게 하고 차분하게 '지금 이 자리'에 함께 하시는 하나님의 현존을 느낀다. 다음과 같은 기도를 간단히 드린다. 예를 들면, "하나님, 이 시간 저에게 부르심에 대한 깊은 일깨움을 주소서. 아멘."
........누가복음 5: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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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무리가 몰려와서 하나님의 말씀을 들을새 예수는 게네사렛 호숫가에 서서
[2] 호숫가에 배 두 척이 있는 것을 보시니 어부들은 배에서 나와서 그물을 씻는지라
[3] 예수께서 한 배에 오르시니 그 배는 시몬의 배라 육지에서 조금 떼기를 청하시고 앉으사 배에서 무리를 가르치시더니
[4] 말씀을 마치시고 시몬에게 이르시되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으라
[5] 시몬이 대답하여 이르되 선생님 우리들이 밤이 새도록 수고하였으되 잡은 것이 없지마는 말씀에 의지하여 내가 그물을 내리리이다 하고
[6] 그렇게 하니 고기를 잡은 것이 심히 많아 그물이 찢어지는지라
[7] 이에 다른 배에 있는 동무들에게 손짓하여 와서 도와 달라 하니 그들이 와서 두 배에 채우매 잠기게 되었더라
[8] 시몬 베드로가 이를 보고 예수의 무릎 아래에 엎드려 이르되 주여 나를 떠나소서 나는 죄인이로소이다 하니
[9] 이는 자기 및 자기와 함께 있는 모든 사람이 고기 잡힌 것으로 말미암아 놀라고
[10] 세베대의 아들로서 시몬의 동업자인 야고보와 요한도 놀랐음이라 예수께서 시몬에게 이르시되 무서워하지 말라 이제 후로는 네가 사람을 취하리라 하시니
[11] 그들이 배들을 육지에 대고 모든 것을 버려 두고 예수를 따르니라
........배경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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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은 예수님의 제자 중에서 특히 베드로, 야고보, 요한, 안드레를 부르시는 장면이 소개 된다. 이들은 모두 갈릴리 어부들이었다. 당시 갈릴리 어부들은 이스라엘에서 꽤 잘 알려진 직업이었다. 당시 어부들은 다른 사람들의 직업에 비해 그다지 가난한 사람들은 아니었다. 그러나 누가는 이 어부들이 밤 동안 깊은 곳에 가서 그물을 던진 것으로 묘사되는데 이는 그들이 배를 소유하지 못한 가난한 어부들임을 암시 한다. 예수님은 이 갈릴리 어부들을 부르시면서 당신들은 지금껏 그물로 고기를 잡았지만 이제부터는 세상의 바다에서 허우적거리는 사람들을 낚으라고 말씀하신다. 랍비들의 문헌을 보면, "그의 입으로 사람들을 잡으라," "그들의 입술로 사람들을 낚는 사람들"과 같은 표현들이 있다.
..호숫가에서 말씀을 전하시는 예수님 앞으로 무리들이 몰려들고 있었다. 마침 이 때, 시몬 베드로의 배가 예수님 사역의 좋은 수단이 된다. 즉 예수님이 사람 낚는 어부가 되신 것이다. 그리고 예수님이 시몬 베드로의 배를 사용하신다는 점에서 예수님과 베드로가 연결된다. 예수님의 권고대로 베드로는 바다 한가운데로 갔다. 그리고 본문에서 표현하고 있는 바와 같이 베드로는 "심히 많이" "그물이 찢어질 것 같이" 그리고 "두 척의 배가 가라앉을 정도"로 많은 물고기를 잡았다. 이 체험은 놀라움, 경외, 그리고 두려움으로 자각되고 자신의 죄인됨을 인정하게 한다. 그들은 그리스도의 현현을 경험한 것이다. 이에 예수님이 베드로에게 이제 두려움을 물리치고 그 분을 따르라고 하신다. 이처럼 제자들에 대한 예수님의 부르심은 그들의 신앙고백 이후에 이루어진다. 그리고 이제 시몬 베드로와 야고보 그리고 요한에게 새로운 삶이 시작된 것이다.
말씀 읽기와 관찰
..본문 말씀이 내면에 충분히 익숙해 질 때까지 여러 번 반복해서 읽는다. 본문을 한 차례씩 읽을 때마다 약간(30초 정도)의 침묵시간을 갖는다. 여건이 허락하면 소리내서 읽어도 좋다. 보통 다음의 과정으로 읽는다.
1. 첫 번째 읽기: 천천히 본문을 한 번 읽는다. 다 읽은 후 일단 본문에서 눈을 떼고 약30초 정도의 시간 동안, 그 장면이 나의 내면에 스며들도록 나 자신을 말씀 앞에 개방한다.
▶ 베드로와 그의 동료들이 그들의 빈 배 옆에서 그물을 씻고 있는 모습, 바다, 그리고 예수님과 그를 따르고 있는 무리들을 상상의 눈으로 본다.
2. 두 번째 읽기: 첫 번째 읽기에서 의식했던 부분과 더불어 그냥 스치고 지나쳤던 부분을 좀 더 구체적으로 의식하면서 다시 한 번 읽고 난 후, 본문에서 눈을 떼어 30초 정도 본문의 전체장면을 마음에 담는다.
▶피곤한 몸과 허기진 배를 구부리고 앉아 그물을 씻는 무리들을 본다. 바쁜 손놀림과 대조되는 그들의 깊은 침묵 속에서 삶의 무게와 버거움을 느껴본다.
▶ 베드로 일행에 다가서는 예수님의 모습과 태도, 그리고 그 분이 무리들 앞에서 설교하시는 내용에 귀 기울여 본다. 무엇을 어떻게 느끼는가? 청중들의 반응을 살펴본다.
3. 세 번째 읽기: 보다 구체적이고 보다 새로운 차원의 천사와 마리아의 대화장면 속에 몰입하면서, 이야기 속의 새로운 영감, 새로운 발견, 그리고 의문사항 등을 집중한다. 여기서 나는 그 장면의 어느 등장인물 속으로 몰입하여 들어가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 설교를 마친 예수님이 베드로 앞에 오신다. 그리고 배드로에게 말씀하신다.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 보십시오."
▶ 순간 내 자신(기도자)이 베드로가 되어 있음을 본다. 그리고 거역할 수 없는 그 분의 카리스마에 그 분의 말씀에 따라 배을 띄워 깊은 바다로 향한다.
▶ 그리고 일생 경험해 보지 못한 풍어를 경험한다. 그물의 이곳 저곳에서 팔뚝만한 물고기들이 힘자랑을 한다. 일생 경험해 보지 못했던 감격과 희열과 기쁨을 맛본다. 퍼득거리는 물고기 만큼이나 내가 살아 있음을 느낀다.
4. 네 번째 또는 다섯 번째 읽기: 모든 잡념이나 분심(分心)이 사라진 후에, 본문의 이야기가 나의 전존재에 스며들도록 한다. 즉 내 자신이 이야기 속으로 몰입되어 갈 수 있도록 말씀을 읽는다.
복음을 경험하기
1. 은총 기도로 말씀 읽기에 들어간다. 이 기도를 통해서 내가 주님께 어떤 은혜를 구하고 싶은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기도 드린다.
예를 들면, "하나님, 이 시간 베드로가 예수님과 만났던 그 만남의 현장을 경험하기 원합니다. 그 만남의 의미를 체득하는 시간으로 인도해 주십시오. 아멘."
2. 이제부터는 이미 네 다섯 번 읽은 복음서의 이야기가 마음속에 되살아나게 한다.
- 특정 장면을 만들어 내려고 애쓰지 말고 자신의 내면에서 무엇이 일어나고 어떻게 전개되어 가고 있는지 민감하게 관찰한다.
- 자신의 내면에서 일어나고 있는 장면에 더 깊이 몰입될수록 기도자로서의 나 자신은 점점 사라지고 그 장면이 더욱 생생히 살아 움직이게 된다.
3. 지금 자신의 내면에서 펼쳐지고 전개되는 장면 속으로 보다 깊이 몰입해 들어간다.
- 민감하게 깨어 있는 의식을 가지되, 가능한 수동적인 태도를 견지하도록 한다. 이때 기도자 자신이 몰입하여 들어간 장면 속에 나타난 다른 사람들의 모습이 전개 되는대로 계속 펼쳐지도록 한다. 이 때, 나 자신은 몰입되어 있는 장면의 한 사람으로서 어떤 모습으로 드러나며, 또한 그 사람들을 어떻게 대하고, 무슨 말을 듣고, 어떤 질문이나 요구에 응답하고 있는지를 살핀다.
- 이 때 도덕적, 윤리적, 신학적 사고나 삶에의 적용은 가급적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래야 그 장면 속에서 기도자로서의 내 자신이 사라지면서 나의 전존재가 그 장면의 복음말씀으로부터 영향을 받게 된다. 이것이 바로 '복음말씀 경험하기'인데 기도 시작부터 지금까지 예수님은 이미 영으로 기도자의 심연에 영향을 미치므로 치유 및 영적 회복 내지 성숙이 경험된다.
담화/주님과의 대화
1. 본문의 이야기를 통하여 복음을 경험한 내용을 잠시 돌아본다.
새로이 발견한 점은 무엇인가? 어떤 하나님을 경험했는가? 의문점이나 질문사항은 무엇 인가? 이 현장에서 나는 어디에서 무엇을 했는가? 참여자였는가? 구경꾼이었는가? 감사 할 내용은 무엇인가?
2. 위의 질문내용들을 중심으로 예수님과 구체적으로 대화한다.
반추 및 성찰
기도를 마무리하면서 자신의 전체기도를 뒤돌아보면서 반추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 너무 길고 장황하게 적지 않고 기도시간의 경험 중 특히 잘 기억나는 것(영적 위안이니 고독 등을 중심으로)을 적는다. 노트 윗부분에 날짜, 성경본문을 기록한다.
- 이 때, 전반적인 기도의 분위기는 어떠했는가? 주로 내 안에서 흐르고 있었던 감정이나 느낌은 어떤 것이었는가? 하나님에 대해서 어떻게 느껴졌는가? 특별히 떠오르는 기억이 있는가? 담화시간에 예수님과 어떤 대화를 나눴는가? 기도 중에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어떤 저항감이 일어났는가? 기도 속으로 다시 되돌아가고 싶은 부분이 있는가?
위의 내용을 염두에 두고 이야기하듯이 적어나가면 좋다. 이는 교훈이나 적용을 적는 것이 아니라 단지 기도 안에서 일어났던 것을 재발견하려는 의도로 경험하고 느꼈던 그대로 적는 것이다.
........주요 내용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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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드로를 비롯한 그의 동료들은 예수님의 설교를 듣고 예수님의 명령에 따라 깊은 곳에 그물을 내린다. 그리고 그들의 허탈했던 마음은 그물이 찢어질 듯한 많은 고기들에 압도되어 예수님을 주님이라고 부른다. 그 주님은 그들을 사람 낚는 어부로 부르자 자신들의 모든 것을 버리고 그를 따른다. 이 모든 이야기의 중심에는 베드로라는 시몬이다. 미래에 있을 그의 역할을 암시한다. 즉 베드로가 엄청나게 많은 물고기를 잡는 사건은 그가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하게 되는 "만남"의 사건이지만 또한 사도로서 그의 미래 사역을 상징한다. 실제로 누가 사도는 그가 기록한 사도행전에서 베드로가 3천명의 사람들을 회개시키는 사역(행 2:37-41)을 소개함으로서, 베드로가 세상에서 사람 낚는 어부로 바뀌었음을 보이고 있다.
..2절의 그물을 씻는 것은 밤새 물고기를 잡느라 수고했음을 나타낸다. 즉 본문의 배경은 이른 아침임을 알 수 있다. 밤에 물고기를 잡으러 바다에 나갔다는 것은 자신들 소유의 배가 아님을 간접 표현하고 있다. 그들은 가난했던 것이다. 그 가난한 생업의 현장에서 그들은 예수님을 만난 것이다.
..3절의 배 안에 앉으신 예수님은 사람들을 낚기 위하여 배에서 낚시를 하고 있음을 상징한다. 예수님이 베드로의 배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그 배는 베도로와 예수님을 묶어주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본문의 저자인 누가 사도는 고기잡이, 이적, 부르심을 한데 묶었을 것이다.
..4절의 "깊은 곳"은 말 그대로 물고기가 모이는 깊은 곳을 뜻하고, 예수님의 의중은 문자 그대로 물고기 잡는 것이 목적이 아니었다. 5절에서 "수고하였으며"는 "피곤하도록 애쓰다"라는 의미인데 이는 대낮에 깊은 물에서 고기를 낚아 올리는 것이 거의 불가능함을 아는 독자들에게는 역설적인 표현이다. 7절의 "그들이 머리를 끄덕여서 신호를 보냈다"라는 표현은 고기잡이를 통상 짝을 이루어 했던 상황을 표현하고 있다. 그들은 서로 거리가 멀어서 목소리 대신 신호로서 의사소통을 했을 것이다.
..8절의 "주여 나를 떠나소서 나는 죄인이로소이다"라는 베드로의 표현은 그리스도의 현존과 그분의 거룩과 능력에 압도되어 나오는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인간 예수 안에 드러나는 신성에 대한 반응이다. 베드로는 이 순간 선생 예수를 ‘주님’으로, 어부인 자신은 ‘죄인’으로 새롭게 인식하기 시작한다. 그는 자신의 죄인됨을 고백함으로써 예수님께 대한 신뢰, 믿음을 드러낸 것이다. 이제 그들은 예수님 무릎 아래 엎드려 새로운 삶을 얻는다. 이에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두려움을 물리치고 이제부터 사람들을 취하게 되리라고 선언하신다 (10절). “취한다”는 헬라어 단어 ‘조르게오’는 ‘생포하다’라는 뜻으로 70인 역에서는 “사람의 생명을 위험에서 구해 낸다”는 의미로 사용되었다.
..그리고 11절에서 그들은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른다. 누가 사도가 전하는 예수님의 “부르심”에 대한 제자들의 “따름”은 그들의 “소유의 전적인 포기”를 전제 한다 (5:28의 레위, 18:22의 부자청년, 19:8의 삭개오). 이는 그들의 전적인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 그들은 모든 것을 버리고 그 분을 쫓음으로 예수님의 제자가 된 것이다. 그들의 "쫓음"은 자기를 떠나 달라는 조금 전 베드로의 요청과 대비를 이룬다. 이제 그들은 예수님으로부터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가까이서 봉사하게 된다.
출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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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으로 기도하기 2 : 누가복음 ---------------------------- 저자 : 김문경, 유해룡, 오방식, 이원형 공저 출판사 : 한국기독교교육교역연구원 발행일 : 2008년 12월 30일 정 가 : 15,000 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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