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예수님의 광야시험 (누가복음 4:1-13)
기도에 임하기
자세를 바르게 하고 차분하게 '지금 이 자리'에 함께 하시는 하나님의 현존을 느낀다. 다음과 같은 기도를 간단히 드린다. 예를 들면, "주님, 이 시간 마귀의 시험을 분별하시는 예수님을 배우게 하소서. 아멘."
........누가복음 4: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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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예수께서 성령의 충만함을 입어 요단 강에서 돌아오사 광야에서 사십 일 동안 성령에게 이끌리시며
[2] 마귀에게 시험을 받으시더라 이 모든 날에 아무 것도 잡수시지 아니하시니 날 수가 다하매 주리신지라
[3] 마귀가 이르되 네가 만일 하나님의 아들이어든 이 돌들에게 명하여 떡이 되게 하라
[4]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기록된 바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라 하였느니라
[5] 마귀가 또 예수를 이끌고 올라가서 순식간에 천하 만국을 보이며
[6] 이르되 이 모든 권위와 그 영광을 내가 네게 주리라 이것은 내게 넘겨 준 것이므로 내가 원하는 자에게 주노라
[7] 그러므로 네가 만일 내게 절하면 다 네 것이 되리라
[8]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기록된 바 주 너의 하나님께 경배하고 다만 그를 섬기라 하였느니라
[9] 또 이끌고 예루살렘으로 가서 성전 꼭대기에 세우고 이르되 네가 만일 하나님의 아들이어든 여기서 뛰어내리라
[10] 기록되었으되 하나님이 너를 위하여 그 사자들을 명하사 너를 지키게 하시리라 하였고
[11] 또한 그들이 손으로 너를 받들어 네 발이 돌에 부딪치지 않게 하시리라 하였느니라
[12]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주 너의 하나님을 시험하지 말라 하였느니라
[13] 마귀가 모든 시험을 다 한 후에 얼마 동안 떠나니라
........배경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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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은 예수님의 세례 사건을 통해 임한 성령이 어떻게 예수님의 사역을 이끌어 가는지를 보여준다. 예수님은 이 광야시험 이후에 성령이 충만하여 갈릴리 지역에서부터 자신의 치유와 회복 사역을 시작한다. 그러므로 예수님의 사역 이야기는 광야에서 하나님의 사역을 반대하는 악마의 시험을 이기는 장면에서 출발한다.
..본문의 세 가지 시험 이야기는 모두 신명기(6:13, 8:36)와 쉐마에 관한 유대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 즉 에덴 동산에서 아담이 시험받은 사건(눅 3:38), 광야에서 하나님의 이스라엘이 시험받은 내용이 본문의 곳곳에 스며있다. 본문의 핵심 내용은 사탄이 어떤 방식으로 예수님를 시험했는지, 그에 대한 예수님의 대응과 태도는 어떠했는지, 그리고 이러한 시험을 이기신 것의 의미는 무엇인지에 대한 것이다. 물론 이 기사에는 구약적인 모형도 발견된다. 즉 이스라엘 광야 40년의 유랑기간에 하나님이 그의 백성들의 신실성을 시험한 것, 동시에 또한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 기간 동안 하나님을 시험함으로서 범죄한 사실 등이다.
..본문의 저자인 누가사도는 바로 앞 본문인 예수님의 족보부분에서 “아담”을 언급한 직후에 본문의 세 가지 시험을 소개함으로서 아담의 시험과 예수님 시험의 연계성을 반영하고 있다. 즉 첫째, 먹는 것에 대한 시험, 둘째, 보는 것에 대한 즐거움, 셋째, 하나님과의 연관성이다. 이 세 가지 시험에서 아담은 실패했지만 예수님은 극복하셨음을 보이고 성도들 역시 성령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시험을 이겨야 함을 보여주고 있다.
..악마의 역할이 하나님의 목적 안에 있다고 볼 때, 구약에서 이스라엘을 시험하는 장본인은 하나님이시다. 그런 의미에서 본문에서 소개되는 40일간의 기간은 예수님이 금식하면서 하나님과 교제하는 기간이었다. 그러나 악마는 예수님의 이 하나님과의 교제를 방해하고 파괴하려고 하는 세력이다. 악마의 우두머리인 사탄의 활동은 제한이 없지만, 사탄은 오직 하나님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만 활동할 수 있다. 예수님의 신실성은 이 마귀의 시험을 통해 입증된다.
말씀 읽기와 관찰
..본문 말씀이 내면에 충분히 익숙해 질 때까지 여러 번 반복해서 읽는다. 본문을 한 차례씩 읽을 때마다 약간(30초 정도)의 침묵시간을 갖는다. 여건이 허락하면 소리내서 읽어도 좋다. 보통 다음의 과정으로 읽는다.
1. 첫 번째 읽기: 천천히 본문을 한 번 읽는다. 다 읽은 후 일단 본문에서 눈을 떼고 약30초 정도의 시간 동안, 그 장면이 나의 내면에 스며들도록 나 자신을 말씀 앞에 개방한다.
▶ 예수님이 머무셨던 인적없고 황량한 광야와 그 주변환경들을 상상의 눈으로 살펴보고, 그 분이 겪으셨던 인간적 욕망과 거룩한 희망 사이의 갈등을 느껴본다.
2. 두 번째 읽기: 첫 번째 읽기에서 의식했던 부분과 더불어 그냥 스치고 지나쳤던 부분을 좀 더 구체적으로 의식하면서 다시 한 번 읽고 난 후, 본문에서 눈을 떼어 30초 정도 본문의 전체장면을 마음에 담는다.
▶ 광야의 환경, 그 거칠고 메마른 지표면과 작열하는 태양 빛 그리고 어둠 속의 사막을 그려본다.
▶ 어떤 갈망과 욕구가 일어나는지? 무엇이 가장 필요한지? 그리고 그 너머에는 어떤 것이 잠복해 있는지 헤아려 본다.
3. 세 번째 읽기: 보다 구체적이고 보다 새로운 차원의 천사와 마리아의 대화장면 속에 몰입하면서, 이야기 속의 새로운 영감, 새로운 발견, 그리고 의문사항 등을 집중한다. 여기서 나는 그 장면의 어느 등장인물 속으로 몰입하여 들어가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 광야의 한 복판에서 고투하고 있는 인간 예수를 바라본다. 그에게서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끼는가?
▶ 광야와 먹고사는 문제, 광야와 명예, 그리고 광야와 권력에 대한 잇슈에 순차적으로 하나씩 하나씩 주의를 모아본다.
▶ 그리고 먹는 문제와 명예와 권력의 상호 연관성에 대해 유의해 보고 마귀의 술책을 느껴본다.
4. 네 번째 또는 다섯 번째 읽기: 모든 잡념이나 분심(分心)이 사라진 후에, 본문의 이야기가 나의 전존재에 스며들도록 한다. 즉 내 자신이 이야기 속으로 몰입되어 갈 수 있도록 말씀을 읽는다.
복음을 경험하기
1. 은총 기도로 말씀 읽기에 들어간다. 이 기도를 통해서 내가 주님께 어떤 은혜를 구하고 싶은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기도 드린다.
예를 들면, "하나님, 물질과 명예와 권력의 탈을 쓴 사탄의 실체를 어떻게 보고 대처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이 시간 예수님을 통해 배울 수 있는 복을 주십시오. 아멘."
2. 이제부터는 이미 네 다섯 번 읽은 복음서의 이야기가 마음속에 되살아나게 한다.
- 특정 장면을 만들어 내려고 애쓰지 말고 자신의 내면에서 무엇이 일어나고 어떻게 전개되어 가고 있는지 민감하게 관찰한다.
- 자신의 내면에서 일어나고 있는 장면에 더 깊이 몰입될수록 기도자로서의 나 자신은 점점 사라지고 그 장면이 더욱 생생히 살아 움직이게 된다.
3. 지금 자신의 내면에서 펼쳐지고 전개되는 장면 속으로 보다 깊이 몰입해 들어간다.
- 민감하게 깨어 있는 의식을 가지되, 가능한 수동적인 태도를 견지하도록 한다. 이때 기도자 자신이 몰입하여 들어간 장면 속에 나타난 다른 사람들의 모습이 전개 되는대로 계속 펼쳐지도록 한다. 이 때, 나 자신은 몰입되어 있는 장면의 한 사람으로서 어떤 모습으로 드러나며, 또한 그 사람들을 어떻게 대하고, 무슨 말을 듣고, 어떤 질문이나 요구에 응답하고 있는지를 살핀다.
- 이 때 도덕적, 윤리적, 신학적 사고나 삶에의 적용은 가급적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래야 그 장면 속에서 기도자로서의 내 자신이 사라지면서 나의 전존재가 그 장면의 복음말씀으로부터 영향을 받게 된다. 이것이 바로 '복음말씀 경험하기'인데 기도 시작부터 지금까지 예수님은 이미 영으로 기도자의 심연에 영향을 미치므로 치유 및 영적 회복 내지 성숙이 경험된다.
담화/주님과의 대화
1. 본문의 이야기를 통하여 복음을 경험한 내용을 잠시 돌아본다.
새로이 발견한 점은 무엇인가? 어떤 하나님을 경험했는가? 의문점이나 질문사항은 무엇 인가? 이 현장에서 나는 어디에서 무엇을 했는가? 참여자였는가? 구경꾼이었는가? 감사 할 내용은 무엇인가?
2. 위의 질문내용들을 중심으로 예수님과 구체적으로 대화한다.
반추 및 성찰
기도를 마무리하면서 자신의 전체기도를 뒤돌아보면서 반추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 너무 길고 장황하게 적지 않고 기도시간의 경험 중 특히 잘 기억나는 것(영적 위안이니 고독 등을 중심으로)을 적는다. 노트 윗부분에 날짜, 성경본문을 기록한다.
- 이 때, 전반적인 기도의 분위기는 어떠했는가? 주로 내 안에서 흐르고 있었던 감정이나 느낌은 어떤 것이었는가? 하나님에 대해서 어떻게 느껴졌는가? 특별히 떠오르는 기억이 있는가? 담화시간에 예수님과 어떤 대화를 나눴는가? 기도 중에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어떤 저항감이 일어났는가? 기도 속으로 다시 되돌아가고 싶은 부분이 있는가?
위의 내용을 염두에 두고 이야기하듯이 적어나가면 좋다. 이는 교훈이나 적용을 적는 것이 아니라 단지 기도 안에서 일어났던 것을 재발견하려는 의도로 경험하고 느꼈던 그대로 적는 것이다.
........주요 내용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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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은 시험 당하는 그리스도인이 어떻게 악한 영을 분별하고 극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예화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 즉 하나님의 아들로서 예수님의 하나님께 대한 순종은 인간에게 필수적인 것들로부터 완전히 격리된 광야의 삶을 통과해야 한다. 성령이 충만한 예수님은 사탄의 여러 유혹들을 직면하고 그것들과 대결하신다. 이는 예수님 한 분께만 관계되는 것이 아니라 전 인류에 관계되는 문제이다. 예수님은 전 인류와 관계되는 분이시며 그들을 위해서 오셨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전 인류와 예수님과의 연대성은 아담에게까지 소급된다 (눅 3:38).
..마귀는 하나님의 아들 예수가 굶주릴 때, 아들로서의 특권을 활용하여 그 곤경을 빠져 나와야 한다고 유혹한다. 즉 예수님 자신의 필요를 스스로의 능력과 힘으로 충족시키라는 것이다. 이에 예수님은 신명기 8:36의 말씀으로 대답하신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에게 광야에서 만나를 먹이셨듯이 예수님에게도 만나를 먹여주실 것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자녀는 돌을 돌로 보고 떡을 떡으로 보아야 한다는 하나님을 제대로 바라 볼 수 있을 것이다.
또 마귀는 높은 곳으로 데려가 세상의 권세와 영광을 주겠다고 유혹한다. 마귀는 세속의 영광을 마음대로 조작하여 중개하는 거간꾼이다. 즉 마귀는 스스로 높아지기 원하는 인간들의 욕망을 통해서 활동한다. 마귀는 이렇게 예수님에게 자기편이 되라고 유혹한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 자신의 영광을 위해서 오신 것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오셨다고 그 유혹을 거절하신다.
..이제 마지막으로 마귀는 예수님을 예루살렘 성전 높은 곳에 데려가 만약 하나님의 보호를 믿는다면(시 91편), 그 곳에서 뛰어 내리라고 요구한다. 그러나 예수님은 하나님을 마치 마술장인지 아닌지 알아보는 것과 같은 유치한 방법으로 시험하지 않으신다 (신 6:16). 예수님은 신실하신 하나님이 그의 신실한 아들을 잘 대해 주시리라는 것을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귀에 따르면 예수님께 대한 하나님의 계획은 그 분의 십자가 죽음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것이다.
..이처럼 예수님은 온갖 마귀의 유혹과 시험을 이겨내셨다. 마귀가 물러난 것이다. 예수님의 전 사역이 시험과 유혹들로 점철되어 있었지만 그 분은 순종을 통해 이겨 내셨다. 특히 십자가를 앞둔 수난의 시기는 예수님이 겪으셨던 시험의 최대 고비였다 (눅 22:3,31,53, 39-46). 그러므로 본문의 핵심 주제는 성령의 부르심을 받은 하나님의 자녀들이 바로 시험이나 유혹을 받는 대상임을 일깨워주고 있다.
출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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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으로 기도하기 2 : 누가복음 ---------------------------- 저자 : 김문경, 유해룡, 오방식, 이원형 공저 출판사 : 한국기독교교육교역연구원 발행일 : 2008년 12월 30일 정 가 : 15,000 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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